선근증으로 인한 자궁적출 수술 후기 - 일산병원

자궁적출이 큰 수술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장기를 적출하는 것이고 혹시나 개복을 해야 할지도 몰라 병원 선택하는 과정이 중요했습니다. 메이저 병원에서도 할까 생각해보았는데 아이들이 있어 집에서 그나마 가까운 곳으로 정했어요. 일산 백석동에 있는 일산병원 이인옥 교수님께 수술받기로 결정했어요. 어느 관련 카페에서 이 선생님이 수술을 잘하는 걸로 동기들에게 인정받고 세브란스 병원에서 스카우트되어 왔다는 이야기를 읽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진료를 받아보니 차분하게 잘해주셨어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스타일이에요.

수술 전 검사를 몇가지 합니다. 엑스레이, 심전도, 피검사, 소변검사 이렇게 기본 4가지를 합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기면 병원에서 연락이 옵니다. 저 같은 경우는 특별한 소견은 없었지만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이 연락 주셨어요. 결과는 이상 없고, 복용하고 있는 약이나 수술 전 알아야 할 상황들을 물어보셨어요.


이미지 출처 : 일산병원 홈페이지

병원 :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 교수님 : 이인옥 교수님 / 입원기간 :  4박 5일 / 수술방법 : 복강경(배꼽 단일공)

<수술 전날>

4인실에 3시쯤 입원했습니다. 입원하는 순간부터 전 금식을 했습니다. 저녁 늦게 담당 간호사가 와서 관장을 한다며 밑으로 관장약을 투입했어요. 하.. 몇 분 참고 화장실 가라고 했는데 결국 1분도 못 버티고 화장실로 바로 갔네요. 제모는 하지 않고 관장도 한 번만 했어요. 어떤 병원에서는 먹는 관장약도 먹고 밑으로도 하고 두세 번 한다던데 일산병원은 한 번으로 끝났어요. 

그리고 금식이기 때문에 수액을 달아줍니다. 수술 용 바늘로 찌르는데 초보 간호사가 왼쪽 팔을 몇번을 찌르다가 포기하고 선배 간호사를 데리고 와서 오른쪽을 쑤셔 겨우 꽂았어요. ㅜㅜ 팔에 피멍 들었답니다. 진짜 바늘 찌르는 거 눈 하나 깜짝 안 하는데 두꺼운 수술 용 바늘은 좀 아프더라고요. 

인턴인지 레지던트인지 의사선생님이 오셔서 수술 설명해주고 동의서에 싸인 잔뜩 받아갔어요. 그리고 치아에 대해 꼼꼼히 물어봅니다. 수술할 때 전신 마취해서 기도삽관을 할 때 치아에 문제 생기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가 봅니다.

참고로, 제가 있던 병동은 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보호자가 상주할 수 없습니다. 낮에 보호자가 오고 가고 있을 수 있지만 밤에는 같이 있을 수 없어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간병서비스를 통해 케어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변통 비우기, 식판 정리 기타 등등)

 

 

 

<수술 당일>

언제 수술할지 몰라 아침부터 기다리는데 수술이 당겨질 거 같다고 해서 보호자인 남편도 일찍 오라고 했는데.... 긴급 수술이 있어서 미뤄져 한참을 기다렸어요. 결국 마지막 순서로 수술실에 들어갔습니다. 다히 침대에 누워서 가진 않았어요. 온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침대에 누워 맨 정신에 끌려가긴 싫었답니다. 

걸어서 수술실에 들어가 수술 용 모자를 쓰고 휠체어에 앉아 항생제를 주입하는데 후~~ 이게 복병이였어요. 정맥으로 바로 항생제를 주입하니 온몸에 약 성분이 바로 퍼지면서 속이 울렁거리더라고요. 그냥  멀미하듯 잠깐 울렁거리는 게 아니고 분수 토가 나올 듯한 느낌이었어요. 정신이 약간 아득해지면서... 간호사에게 말하니 비닐봉지를 주며 입에 받치고 있으라고 합니다. 토할걸 대비해서.. 다행히 토는 안 했어요. 진짜 꾸역꾸역 속으로 눌러 담으며 참았네요.. 어후.. 

간호사가 계속 그러냐며 걱정하는 듯한 표정으로 의사에게 콜 해서 항생제가 어쩌고 저쩌고 하시더라구요. 아마 항생제가 안 맞아 부작용이 오는 걸 걱정하는 거 같았습니다. 한참 후에 진정이 되고 나서야 휠체어를 타고 수술실로 들어갔네요. 

수술대에 걸어 올라가서 눕고 양쪽으로 팔이 묶입니다. ㅋㅋ 다리는 모르겠네요. 어떻게 했는지...그때 워낙 정신을 놓고 있어서.. 마취 선생님이 자궁적출 맞냐고 물어보고 자궁경부, 나팔관까지 제거하는 것이 맞는지도 물어보고 다 확인이 끝나며 산소마스크를 끼우고 마취제를 주사하는데.. 역시나 마취합니다 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이 감기면서 기억이 없어집니다. ㅎㅎ 

깨어났을 땐 회복실이였고 엄청 추워 덜덜 떨면서 아파요라고 간호사에게 이야기했네요. 자궁적출 후기에서 하도 많이 봐서 단단히 마음먹고 있었는데 역시나 당해보니 맘처럼 안되더라고요. 안 떨려고 하는데 몸이 자꾸 떠니깐 간호사가 이불 안으로 따뜻하게 공기를 넣어주셨어요. 

병실에 올라와서 침대에서 침대로 옮겨야 하는데... 도저히 내가 못 움직이겠다니 간호사들이 들어서 옮겨줬어요. 그리고 수술복도 벗겨주고 입원복으로 갈아입혀주는데 민망하고 뭐고 생각도 안나고 아프다고만 난리였답니다. ㅋㅋ

무통주사를 달고 나와 아플때마다 누르렀는데 전 무통 한 번도 안 눌렀어요. 아픈 거 그냥 참았습니다. 무통 맞으면 울렁거릴 수 있다고 해서요.. 전 울렁거리는걸 정말 싫어해요. 메니에르 때문에 어지러울 때 속 울렁거리고 토하는 거 그 생각이 나서 도저히 못 누르겠더라고요. 진통제는 맞았습니다. 그렇게 수술 한 날은 병실에 올라와서 숨쉬기 열심히 해야 하는데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아파하다가 헤롱 거리다가 잠들었어요.

 

<수술 후 퇴원하기 까지>

복식호흡 숨쉬기를 제대로 안한 탓인지 가스가 온몸을 돌아다녀 어깨도 아프고 배도 아프고 난리였어요. 오후쯤 되어 소변 줄을 단채로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한발 한발 갈 때마다 배가 아파 식은땀이 나고 신음소리가 났지만 걸어야 회복이 빠르다고 해서 무리해서 걸었어요. 소변줄을 빼고서는 걷는 게 좀 더 나아졌는데 방귀는 나올 생각을 안 했어요. 방귀가 나와야 물이라도 마실 텐데 아무것도 못 마시니 힘들더라고요. 결국 수술 다음 날은 안 나오고 이틀째 되는 날 겨우 나왔답니다. 

가스는 나와서 미음을 먹기 시작했는데 배가 너무 아파서 먹을 수가 없었어요. 아마 가스가 남아 있어서 그런거 같았어요. 앉아 있기도 힘든데 걸어야 하니 죽을 맛이 들라고요. 걷느라 무리를 한 건지 열이 나기 시작하면서 식은땀이 나며 어지러워 간호사에게 말하고 체온 재보니 38도가 넘었습니다. 걷기 중단하고 누워서 진통제 맞으며 쉬었답니다. 밤에는 아이스팩을 양쪽 겨드랑이에 끼고 열을 내리기 했고요. 좀 내리다가 다시 오르기를 반복했습니다. 다행히 퇴원하는 날은 열이 좀 떨어져서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퇴원 후>

퇴원하고 첫날 또 열이 났습니다. 첫날은 병원에서 준 약을 먹고 열이 내렸고 둘째날 또 열이 나서 병원에 연락을 하니 계속 열나면 오라고 하더라고요. 타이레놀 먹고 열을 좀 내리는 식으로 버티니 3일~4일 째에는 미열만 나면서 괜찮아졌어요. 

배가 아픈건 당연하고 특히 배꼽 주변으로 땅땅하고 아픔이 많았어요. 당기고~ 이런 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좋아졌다가 한 달쯤 되면 다시 배가 아프답니다.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다른 분들도 한 달째에 다시 아프다는 분들이 많았어요. 아마 회복 중 생기는 아픔인 듯합니다. 참고로 사이즈가 생각보다 더 컸다고 하시더라고요. (20cm 정도 되었다고...^^;)

생리처럼 중간에 조금 피가 많이 보여 병원을 갈까 말까 고민했지만 생리대를 완전히 적시는 하혈은 아니여서 기다렸다가 정기검진에서 확인해보니 잘 아물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고여있던 피가 흘러나오는 것이었던 것 같아요.

무리하면 꼬맨 부위가 터질 수 있기 때문에 한 달 정도는 안정을 취하는 게 좋고 여유가 되면 두 달까지도 몸 관리하는 게 좋을 듯해요. 하지만 아이가 있는 집에선 저처럼 그게 안될 것 같습니다. 전 퇴원하고 일주일 안되어 집안일 조금씩 하고 움직이고 그랬습니다. 

<수술 후 7개월>

지금은 거의 분비물도 없고 복통도 없어요. 난소는 있기 때문에 배란일에 콕콕 쑤시는 통증은 있으며, 배꼽 꼬맨 곳이 아직도 가끔씩 쑤시고 아플 때가 있지만 심하진 않습니다. 생리를 안 하니 너무 좋고 빈혈도 좋아졌습니다.

자궁적출을 해야한다면 고민하지 말고 하셨으면 합니다. 적출 후 오히려 힘들다는 사람도 있는데 대부분은 수술이 잘되어 그동안의 고통에서 해방되고 부수적으로 따라다니던 질병도 좋아졌다는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폐경까지 기다린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몇 년을 고통 속에서 사느니 하루라도 편하게 살라고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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