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58일] 힘이 부쩍 쎄진 서연이




심하게 잠투정하던 주기는 지나고 이제는 재우기는 힘들지만 한번 재워놓으면 3시간은 자준다. 그럼 그 시간동안 나도 잠을 자던지, 아님 집안일을 할 수 있어 다행이다. ^^

많이 살도 찌고 점점 사람다워지니, 힘이 날로 쎄져 몸을 바둥거릴땐 안고 있기가 힘들다. 아직 목을 가누지 못해 더 안기가 힘들다... 늘 걱정거리를 만들어주는 서연이..
요즘엔 피부가 안좋아져서 걱정이다. 울긋불긋한게 태열인지, 아토피인지.. 아토피라면 문제가 심각해지는데 ㅜㅜ
이번주에 병원에 다녀올 예정인데 그때 물어보고 약이라도 있으면 처방을 받아야겠다.

지난 몇주간 나는 정말 지옥에서 사는거 같았다. 서연이가 잘 자지도 않고 계속 보채기만 해서 온종일 서연이를 안아주고 신경쓰느라 정말 진이 빠진 상태였다. 거기에 남편과의 트러블로 나 상태는 완전 바닥을 치고있었다.
나름 나의 상태가 심각함을 느껴 여기저기 찾아보고 우울증인지 알아보니 역시나 다 그렇단다.
심각한 우울증세는 아니라는것.. 뭐 예를 들면 창문밖으로 뛰어내리고 싶다거나 자신의 아기가 너무 미워 보기도 싫다거나 혐오스럽다거나... 그런 상태가 아니라는 거다.
지난 몇주간 난 육아스트레스와 남편에 대한 불신으로 정말... 고생을 했다. 남편도 그랬을 것이고..
요즘 느꼈던 감정은 외톨이가 된 것 같은 느낌... 결국 이것때문에 남편과도 힘들었던 거 같다. 앞으로 있을 일들
남편이 할일들에 대한 나의 걱정들이 정말 쓸데없는 거라지만.. 내 상황에선 그럴만한 걱정이라는...

나와 같이 힘든 사람들에게 요즘 읽는 책에서 본 내용을 몇자 옮겨본다.




엄마가 된 사람이 겪는 심적 고통
(배려깊은 사랑이 행복한 영재를 만든다 中)



대부분의 엄마들은 어느 사이 조그만 생명이 자기에게 송두리째 맡겨졌음을 깨닫고는 깜짝 놀란다. 갑자기 무거운 책임감이 몰려들면서 자기가 너무 무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불안해 한다.
게다가 아이를 낳은 후 생리적으로 옥시토닌이라는 애정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면서 불안감이 가속된다. 이 호르몬은 누군가와 접촉하고 함께 있기를 간절히 요구한다.

따라서 엄마는 잠깐 아이를 놔두고 시장을 가려해도 누군가에 의해 자신이 공격을 받거나 위험에 처해지면, 그 가냘픈 생명을 누가 보호해 줄까 싶은 마음에 일상에서 모든 것을 조심하게 된다. 또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막연한 원시 위험에 대한 공포를 느낀다. 이때 아내는 남편이 옆에 있어 주기를 필사적으로 요구한다.
그러나 남자는 아기가 태어나도 진정 아빠가 되었다는 현실감을 느끼지 못한다. 사실 아빠의 마음속에는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막막함과 두려움이 있다. 대부분의 남편은 자기에게 쏠렸던 아내의 관심이 아이에게 기울면서 자신을 아이의 아빠로 생각하기보다는 오히려 무의식중에 아이를 라이벌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나도 푸름이를 낳고 내가 아빠가 되었다는 사실을 느끼기까지는 석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푸름이 엄마가 함께 있어 주기를 간절히 원했는데, 철부지였던 나는 아내의 절박한 심정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했다.

....(중략)

많은 아내들이 남편은 자유로운데 자기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어디서 오라는데도 없고, 거울을 쳐다보면 처녀 때와는 달리 코끼리 같은 퉁퉁한 다리, 몸은 불어 자기 발전 없이 정체된 아줌마 같은 이미 그리고 밤낮으로 매달려야만 하는 아이를 나 몰라라 외면하는 철부지 아빠의 무관심과 질투로 인해 아이를 키우기 싫다는 감정까지 생길 수 있다.

....(중략)

새로 엄마가 된 사람은 누구나 처음 2~3개월 간은 이 '심리적 고통의 세례'를 경험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다!! 누구나 심리적 고통을 겪어야 엄마가 된다는 거다...
나도 정말 말 그대로 심리적으로 고통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내 딸 서연이도 커서 아이를 낳으면 이런 심리적 고통을 겪을텐데.. 왠지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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